1999년. 인터넷으로 한 사람과 인연이 이어졌었지.
메일을 주고받다 2살 연상인 그 사람과 애틋한 감정이 생겼다.
그래서 종종 상경해서 만나곤 했었다.
만학도였던 나는 아직 학부생이었고 그 사람은 석사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.
이런 현실의 벽에 1년정도의 만남에도 끝끝내 연인사이로 발전하지 못했고, 그 사람은 결혼했다.
그 당시에 보내고 받았던 메일은 아직도 웹메일의 편지함에 저장되어 있다.
그 사람의 결혼 후 그걸 다시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, 오늘 점심시간에 우연히 내가 보낸 메일을 우연찮게 읽게 되었다.
......스스로 목을 조르고 싶을 만큼 창피하더라.
당시 스물 몇살이던 나. 이렇게 애교를 부리고 귀여웠던 남자였던가;;;
지금은 혐오해 마지않는 통신체와 이모티콘을 남발하며 아양을 떠는 모습이라니......;;; 내가 쓴 메일 맞아?
담배 한 대에 창피함은 사라지고 씁쓸한 기분이 들더라.
그래, 10년전에는 나도 저렇게 발랄했구나. 좋아하는 사람에게 저렇게 애교를 떨 수 있는 귀여운 남자였구나. 저렇게나......사랑에......순수했구나......
지금의 나와는 너무도 다른 과거의 나를 만나고, 그 차이에 당황스러운 기분.
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못해보이는 자괴감.
야, 드라구노프! 너 어쩌다 이리 됐냐, 응?
닥쳐! 그게 어른이 되어간다는거야!!!
# by 드라구노프 | 2008/09/23 23:39 | 독백 | 트랙백 | 덧글(1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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